바이올린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델 제수

  가장 정교한 현악기로 알려진 바이올린은 풍부한 감정 표현과 다양한 음색으로 클래식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17세기 무렵 안토니우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바이올린은 '명품의 대명사'로 손꼽힌다. 아름다운 소리와 그 희소성으로 인해 스트라디바리우스의 경매 가격은 무려 20억 - 수십억원에 달한다.

  실제로 1999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이 사망한 후 실시된 그의 유품 경매에서 1742년작 '과르네리 델 제수 로드월튼'이 400만 - 500만달러(약 52억 - 65억원)에 매매가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스트라디바리오수와 과르네리 델 제수는 외형과 음색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연주자들은 두 악기를 모두 연주하고 싶어한다. 그만큼 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은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사랑애야 하지만 과르네리 델 제수는 강간해야한다"

  라고 두가지 악기의 특성을 이야기 하였다.

  두악기의 차이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여성적, 과르네리 델 제수는 남성적' 이라는 것이다.

  얼마전까지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를 함께 사용하다가 최근에는 과르네리만 고집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스트라디바리우스나 과르네리는 얼마나 소중하고 탐다는 악기인가. 그정도의 악기라면 소리를 끌어내는 것은 연주자의 몫이다. 그러나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아무리 슬퍼도 너무 고고해서 차마 눈물을 보이지 못하는 귀족이라면, 과르네리는 울고 싶을 때 땅바닥에 탁 퍼져 앉아서 통곡할 수 있는 솔직하고 겸손한 농부와 같다 그래서 요즘은 과르네리를 자주 연주한다. 인생의 맛이 묻어 있다고 할까 ' 라고 말했다.

  20세기 거장 중 아르미오 그루믹스, 야사 하이페츠, 레오나드 코간, 루지에르 리치, 아이작 스턴, 핀커스 주커만 등이 과르네르 델 제수를 애용했으며, 살바르토 아카르트, 예휴디 메뉴인, 나단 밀스타인, 쵸량 린, 이작 펄만, 기돈 크레머 등이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애용했다.

  국내에서는 정경화가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사용하다가 현재는 1734년작 '과르네르 델 제수 로데'를 사용하고 있으며, 김영욱은 과르네리를 사용하다가 현재는 1716년 작 '스트라디바리우스 세솔'을 사용하고 있고, 잘 아시는 장영주(사라장)도 과르네르 델 제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얼마전 소개드린 양성식의 경우는 한때 파가니니가 사용했던 1727년 산 과르네르 델 제수를 사용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400년이 지난 지금도 스트라디바리우스가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원리를 제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악기제조기술이 더욱 정교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명품의 소리를 재현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 글에서는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델 제수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다.

ps) 내가 아는 지인중의 한분은 연주자의 CD 음반(바이올린 곡 연주)를 들으면, 현재 연주된 악기가

      스트라디바리우스인지, 과르네리 델 제수 인지 정확하게 구분해 내신다.

      나는 아직까지 적중률 70% 정도, 확실히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소리가 매끈한 것이 느껴지고,

      과르네리 델 제수는 소리가 두텁고 힘이 있는 남성적인 소리가 느껴집니다.